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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국가 포메스티예체제 성립에 미친 몽골제국와 오스만국가의 영향 Ⅱ. 포메스티예의 등장 13세기 변방의 보잘 것 없는 소도시에 불과했던 모스크바는 14세기와 15세기 강력하고 팽창하는 왕조 국가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그 과정에서 증대된 군사적 요구에 직면한 모스크바 벨리키 크냐지는 군사 계급을 조직해야만 했다. 더욱이 몽골 등 외부로부터 유입된 많은 전사들을 부역하기 위한 군역지도 필요했다. 이것이 봉사에 대한 대가로 하사되는 조건부 토지, 포메스티예였다.¹⁰ 앞서 언급하였듯, 루시세계에 포메스티예 이전에 세습봉토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10세기 중엽에 하자르 제국이 몰락한 이후 루시 세계에서는 자기 방어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부유한 상인들을 중심으로 무장 집단이 형성되었고, 최초에는 노예 인력이 이 집단의 중추가 되었다. 유목민의 약탈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이들 상인에게 더욱.. 2022. 9. 18.
모스크바국가 포메스티예체제 성립에 미친 몽골제국과 오스만국가의 영향 Ⅰ. 머리말 모스크바국가가 대두하면서 루시세계에는 새로운 토지소유권의 형태, 포메스티예(Pomestʹe: 봉직영지)가 등장했다. 분령시기 루시세계에 일반적인 토지 보유의 형태는 보트치나(Votchna: 세습영지)였는데, 이것은 사거나 팔거나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는 사유지였다. 그런데 이반 3세와 그 이후 벨리키 크냐지(Velikiĭ kniazʹ)들 사이에서는 보트치나와 달리 봉직자에게 기한을 정하고 통상적으로 직무의 조건이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생존 시에만 보유하게 했던 포메스티예가 점차 일반화되었다. 특히 이반 4세는 1556년 포괄적인 조직이나 기준을 갖추지 못하고 있던 포메스티예 보유자의 봉직을 위한 일반적인 규정을 마련했다. 포메스티예체제의 핵심은 이반 3세와 그 후계자들이 자신들의 봉직자들에게.. 2022. 9. 15.
마틴 래디,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 마틴 래디,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 박수철 옮김 (서울: 까치, 2022), 580쪽, 30,000원. Martyn Rady, The Habsburgs : the rise and fall of a world power (London: Allen Lane, 2020), xvii+397 pp., £30.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양장본 Hardcover) 합스부르크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 스페인-포르투갈 왕국의 왕으로서 중앙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아프리카와 극동 아시아까지 방대한 영토를 지배한 가문이다. 수 세기 동안 유럽 최고의 왕좌를 차지했던 합스부르크 가문은 숱한 전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혁명의 중심에 있었고, 때로는 지식과 학문의 후원자로, .. 2022. 9. 3.
제2차 돌궐 제국 일테리슈 카간 비문 발굴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 본부가 위치한 국제 튀르크 학술원(International Turkic Academy)에서 몽골공화국의 외튀켄 추정지에서 7세기 제2차 돌궐 제국의 건국자이자 빌게 카간 및 퀼 티긴의 아버지인 일테리슈 카간(Ilteriš qaγan; 跌落利施可汗) 쿠틀루그(Qutluγ) 시기 돌궐 비문을 발견했다는 소식. 발굴은 2019년부터 몽골공화국의 놈곤 평원에서 몽골 고고학 연구원 소속 연구자들과 함께 진행. 발굴된 여러 자료로 미루어 보아 49m2의 타원형 발굴지는 일테리슈 쿠틀루그 카간의 묘역이지 않나 추정중. https://www.facebook.com/darhan.hidirali/posts/pfbid0Gd83uYj2mMEUAZ4uUxiredTuu9J7HP5yUnVT3VT8mXVJ.. 2022. 8. 29.
발해의 이름은 단나라[dan gur, 丹國]? 926년 정월 거란(契丹)은 20여년에 걸친 각축전 끝에 발해(渤海)를 멸망시키는데 성공한다. 거란군은 거침없이 진군하여 부여성을 함락시켰다. 이후 척은(惕隱) 야율안단(耶律安端; 952년 사망)이 이끄는 선봉 기병은 발해의 노상(老相)이 통솔한 3만 원군을 물리치고 수도 홀한성에 도달했다. 이에 대인선(大諲譔)을 비롯한 발해 통치 집단은 투지를 상실하고, 거란군이 성을 포위한지 4일째 되던 날 항복을 결정했다. 이로써 발해 국가는 14대 229년 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한달 뒤 야율아보기는 “그 국명을 동단(東丹)이라 하고 그 [홀한]성을 천복(天福)이라 명명하여 야율배(耶律倍)를 인황왕(人皇王)으로 삼아 다스리게 하는 (改其國曰東丹, 名其城曰天福, 以倍為人皇王主之)” 조치를 단행한다.(脫脫 .. 2022. 7. 21.
제러미 블랙,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제러미 블랙,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전쟁의 기원에서 미래의 전쟁까지 한 권으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유나영 옮김 (서울: 서해문집, 2021), 416쪽, 19,500원. Jeremy Black, A Short History of War (New Haven, Connecticut, US: Yale University Press, 2021), 272 pp., U$30.95. 제러미 블랙(Jeremy Black)이라는 학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편자로 참여한 『근대 초기 세계의 전쟁』(War in the early modern world, UCL Press, 1999)에서 였다.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와 유사하게 이 책 역시 “서구 중심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일본, 중국, 인도, 유럽, 아메리카.. 2022. 7. 8.
[논문 번역] 이주엽, 「역사 속의 오이라트인은 '서몽골인'이었는가?」 연구자 지원 공간 아카루트 대학원생/비정규직 연구자 지원, 공간 대여 akaroot.co.kr (논문 번역 본문은 링크 페이지 아래의 “첨부파일”) 옮긴이의 말 이 논문의 요지는 유목집단 내에서 언어가 정체성 형성의 기반이 아니었던 만큼, 오늘날 서몽골로 분류되는 오이라트도 몽골이 아니라 독자적인 정체성을 지닌 집단이었다는 것이다. 주지하듯이 오이라트인은 서북 몽골 지방에서 기원한 몽골어 사용 유목민족으로 15세기 중반 에센 타이시와 17세기 말 갈단 칸의 치세에 강력한 유목 제국을 건설했다. 현 러시아 연방의 칼미크 공화국, 오늘날 몽골 공화국의 도르베트, 작친, 올로드 부락민, 오늘날 중국 신장의 토르구드 부락민이 오이라트의 직계 후손들이다. 몽골의 한 방언을 사용하며 서몽골 지역에 거주했기 때문에 .. 2022. 4. 14.
미야자키 이치사다, 『중국중세사』 미야쟈키 이치사다, 『중국중세사』, 임중혁 · 박선희 옮김 (서울: 신서원, 1996), 355쪽, 10,000원. 宮崎市定, 『世界の歴史7: 大唐帝国』 (東京: 河出文庫, 1989), 439頁, ¥727. 『대당제국(大唐帝国)』이라는 제목을 달아놓고서는 (일본 원제), 막상 실제로 당의 역사에 대한 분량은 책 전체의 1할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미야자키 이치사다 선생은 “종래의 역사가들은 걸핏하면 당으로써 당을 설명하는 방법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실은 그것으로는 해답이 되지 않는다. 나는 당 성립 이전의 오호남북조로써 당의 본질을 말하는 필법을 썼는데, 그 결과 목표인 당왕조 자체의 설명은 매우 소략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대당제국이 대당제국인 까닭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필법이 있어도 좋지.. 2022. 1. 18.
이근명, 『왕안석 평전』 이근명, 『왕안석 평전: 중국 중세의 대 개혁가』 (서울: 신서원, 2021), 297쪽, 20,000원. 이 책은 (부제에서 이미 강조되었듯) ‘중국 중세의 대 개혁가’라 불리는 왕안석의 삶을 시대순으로 개관하고 있다. 송이 건립되고 100여년이 지나자 대외 관계에서 촉발된 문제점이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왕안석이 집권하기 이전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미 팽배한 상태로, 모두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필요하고 있었다. 청년 황제 신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집권한 왕안석은 정치와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신법을 실시하며 송나라를 강대하게 변모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왕안석의 개혁에 대한 평가가 충분히 알려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간 왕안석에 대한 평가는 약자의 .. 2021.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