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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근대제국으로서의오스만국가5

초기 근대 제국으로서의 오스만 국가 完 결론 ​Ⅵ. 결론 종래의 학자들은 오스만 제국을 서양 국가들의 격렬한 제국주의적 침략을 받은 피해자로 묘사했다. 물론 이런 묘사는 어느 정도 타당하다. 그런데 정작 오스만 제국이 제국주의적 수법을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얼버무리고 넘어가려는 경향이 있다. 오스만 제국은 최소한 19세기 초반까지는 그 수법을 매우 잘 활용했다. 본고에서 다루려 노력했듯이, 오스만 국가는 여러모로 독특하긴 하나 초기 근대 아프로-유라시아 대륙 각지에 생겨난 제국들과 마찬가지로 광대한 영토를 관통하는 행정적 중앙 집권화, 의도적인 다민족성과 민족 경계의 초월, 공격적인 공간적 팽창주의를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오스만 제국이 성공하고 또 장기 유지된 이유이다. 오스만 제국은 더 이상 피해자 또는 이례적인 사례로 보일 필요가 .. 2019. 4. 4.
초기 근대 제국으로서의 오스만 국가 Ⅴ 17세기의 위기 Ⅴ. 17세기의 위기 15세기와 16세기에 세계는 인구가 더 증대하고, 도시화가 진전되고 상업이 크게 발달했다. 세계 각지에서 중앙 집권적 국가들이 출연하였으며, 문화도 크게 발달했다. 그에 반해 17세기는 총체적인 난국의 세기였다. 17세기 세계는 ‘소小빙하기’로 불릴 정도로 낮은 평균 기온(표 1)과 잦은 홍수, 가뭄을 경험했다. 따라서 농업 생산력은 급감했고, 산업 분야의 생산성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15세기 중반 이래 한 세기 넘게 지속된 인구의 팽창 추세가 한풀 꺽이게 되었다. 따라서 17세기에 혁명과 민중봉기가 유례없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은 바로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이 혁명과 봉기는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1620년경부터 1660년대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는.. 2019. 4. 4.
초기 근대 제국으로서의 오스만 국가 Ⅲ 중앙집권적 통치 Ⅲ. 중앙집권적 통치 합성국가 내부에는 수많은 집단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했기 때문에 강력한 통합 기제가 필요했다. 오스만 제국에서 이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은 카눈kānūn과 티마르timar 제도였다. 오스만 제국내 법규의 기본이 되는 것은 샤리아이다. 샤리아가 이슬람 법이라 불리기에 마치 분명히 정리되어 고정된 법인 것 같이 오해될 소지가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샤리아는 국가 권력이 만든 법이 아니라 율법학자들의 노력이 민간에서 축적되어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에, 범위와 규정, 책임소재가 명확한 성문법과는 거리가 있었고, 국가의 운용에 있어 샤리아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따라서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샤리아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실정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오스만 제국에서 이와 같은 .. 2019. 4. 4.
초기 근대 제국으로서의 오스만 국가 Ⅱ 합성국가와 민족의 초월 Ⅱ. 합성국가와 민족의 초월 1400년부터 1800년의 기간에 세계 각지에서 초기 근대 국가들이 성립하기 시작했다. 13세기부터 14세기까지 몽골제국의 흥기, 약 2세기 동안 지속되는 소빙하기의 시작, 흑사병으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질병의 출연 등으로 인해 중세의 국가들은 쇠락하였다. 이로 인해 1400년의 세계는 분열과 축소의 시기라 할 수 있다. 당시 존재했던 국가들은 영토 기반의 거대 국가가 아니라 정치, 종교적 위계질서를 갖춘 중소 규모 국가였고, 대개의 사람들도 자신이 어떤 국가의 신민보다는 봉건 군주 아래에 있다고 인식했다. (Goldstone, 2015: 447-49) 그러나 15세기 들어, 기후 하강이 반전됨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 각지에는 합성국가composite state들이 출연.. 2019. 4. 4.
초기 근대 제국으로서의 오스만 국가 Ⅰ 서론 Ⅰ. 서론 초기 근대Early Modern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500년대 초 중반의 기간 동안 전세계 각지에는 초지역적 국가들이 출연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잉카와 아즈텍 제국은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다. 유럽에서, 튜더조 잉글랜드, 발루아조 프랑스, 에스파냐와 독일 중부에서는 합스부르크 제국이 태동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오스만조가 로마제국 이래 최대 영토를 확보했고, 러시아에서는 이반 뇌제를 필두로 몽골의 멍에를 벗어 던지고 제국이 건설되고 있었다. 페르시아에서는 사파비조가 새로운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하고 있었고, 티무르무굴조는 인도 아대륙의 대부분을 장악해나가고 있었다. 중국은 명조 아래에 번성하고 있었고, 일본은 도쿠가와 막부가 성립하였다. 동남아의 시암, 버마, 베트남에서도 제국들이 성.. 2019.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