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1 도시전설, 티무르의 저주 1941년 소련 연구팀이 구리 아미르(Gūr-i Amīr) 발굴에 나섰다. 이들의 목표는 간단했다. 테뮈르조의 무덤을 열어서 테뮈르의 유해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구리 아미르를 파헤치려 했을때 한 노인이 왕의 저주가 있을 것이라고 외쳤다. 실제로 관뚜껑에는 “누구든지 내 무덤을 건드리면 전쟁의 악마가 그에게 닥칠 것이다”라는 저주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러나 소련 연구팀은 관에 새겨진 경고를 신경쓸 계제가 아니었다. 스탈린이 테뮈르의 유해를 확인하길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유골을 꺼낸 바로 다음날인 6월 22일 새벽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했다. 깜짝 놀란 스탈린은 테뮈르의 유해을 다시 봉인하라고 명령했고, 1942년 테뮈르는 다시 안식을 찾을 수 있었다. 이것이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의 향방을.. 2021. 1. 31. 티무르의 수도는 사마르칸트였나 * 티무르(Tīmūr ← TYMWR)는 튀르크어·몽골어 인명 테뮈르/테무르(Temür)의 페르시아어식 독음이다. 그러나 테뮈르는 튀르크어를 모어로 하였으며 몽골 제국 정체성을 보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튀르크어식인 테뮈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대체로 사람들의 인식은 테뮈르의 ‘수도’가 사마르칸트였다는 것 같다. 크리스토퍼 벡위드 교수는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이렇게 적었다. “티무르는 유목민도 아니었다. 그는 스텝 지역을 정복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당시 그 지역의 지도자나 전사들은 대개 성벽이 둘러쳐진 도시에서 살았고, 티무르도 역시 완벽하게 그러한 도시 사람이었다.” (Beckwith, 2014: 368) 그러나 나는 이러한 인식이 소위 말하는 ‘유목제국’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 2021. 1. 31. 조여괄, 『제번지』 상권 영어 번역 A Chinese Gazetteer of Foreign Lands A new translation of Part 1 of the Zhufan zhi 諸蕃志 (1225) storymaps.arcgis.com 『제번지』(諸蕃志)에 대한 정수일, 『실크로드 사전』의 설명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교류의 문헌적 전거로서의 개괄소개서. 중국 『송사(宋史)』 「종실세계표(宗室世系表)」에 의하면 저자 조여괄(趙汝适)은 송 태종(太宗)의 8대손으로 가정(嘉靖, 1208~1224)과 보광(寶廣) 연간(1225~1227)에 취안저우(泉州)에서 복건로제거시박사(福建路提擧市舶司)로 봉직하였다. 그가 시박사로 있을 때는 송조가 이미 남천(南遷)해 해외무역을 권장하고 번상(蕃商)들의 중국 입국을 적극 유치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 2021. 1. 16. 유승훈, 『부산의 탄생』 유승훈. 2020. 『부산의 탄생: 대한민국의 최전선에서 거센 물살을 마중한 도시』. 생각의힘. 부산에서 태어났고, 부산에서 자랐다. 하지만, 부산의 많은 부산사람들이 그렇지만, 애초에 부산에 오래 뿌리박고 살아온 집안은 아니다. 한국 전쟁 시기 부산에 처음 할아버지가 정착했다고 알고 있고, 이후 할아버지를 따라 다른 가족들도 부산으로 왔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중국집인지, 냉면집에서 일했다고 하고, 얼마 뒤, 책 초반에 여러 차례 언급되는, 판자집인지를 짓고 팔면서 부산에 자리를 잡았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한국 전쟁부터 시작하는 『부산의 탄생』이 좀 더 각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책의 구성은 꽤 신선하다. 과거 시점부터 현재로 오는게 보통이겠지만, 『부산의 탄생』은 반대로 현대에서 시작해 과.. 2020. 12. 28. 목성과 토성의 만남, 그리고 합일의 주인 이슬람 세계에서 목성과 토성은 ‘두 행운[의 별]’(al-saʿdān)이라 불린다. 그리고 이 두 별이 유달리 가까워지는 순간을 이슬람 세계의 점성술사들은 ‘두 행운의 합일’(qirān al-saʿdān)이라 하였다. 이슬람 세계의 이 관념은 사산조 시대 이란에서 처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파흘라비 문학에서는 ‘두 행운의 합일’이 일어나는 순간에 태어난 왕은 ‘세계정복자’ 또는 ‘명군’의 탄생을 상징한다고 여겼다. 예컨데 6세기 중반 페르시아어 문헌 『파파크의 아들 아르다시르 행장록』(Kārnāmak-ī Araxsīr-ī Pābākān)은 사산조의 시황제가 ‘두 행운의 합일’이 일어나는 순간에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Chann, 2009: 94; 한편 일부 점성술사는 예수 그리스도 또한 이 운명을 타고.. 2020. 12. 21. Atwood, “『몽골비사』를 읽는 눈: 쿠빌라이 카안에서 18세기까지” Christopher Atwood, “Reading the Secret History of the Mongols: from Qubilai Khan to the Eighteenth Century,” Jean and Denis Sinor Lecture Series (October 26, 2020). 크리스토퍼 애트우드(Christopher P. Atwood) 교수께서 올해 10월 26일 인디애나대학교 중앙유라시아학과(Department of Central Eurasian Studies)에서 진행하는 사이노어 강연회에서 발표한 강연 동영상이다. 『몽골비사』의 저자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몽골비사』의 이야기를 이후 사가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의도로 이를 재해석하고 재작성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강연 .. 2020. 12. 16. 후녀디 군대 관련 영상 미디블 2 토탈워의 머저르 모드팀은 언제부터인가 모딩은 포기하고, 토탈워 엔진을 기반으로 역사상의 전투를 영상으로 복원하는 쪽으로 활동 방향을 틀었다. 4년 전 헝가리의 여러 박물관에서 이들이 만든 영상을 봤는데, 굉장히 반가웠다. 이번에도 굉장한 영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언제나 그렇듯, 기대된다. 2020. 11. 14. Michel Hope, Power, politics, and tradition in the Mongol Empire and the Īlkhānate of Iran Hope, Michael. 2016. Power, Politics, and Tradition in the Mongol Empire and the Īlkhānate of Iran. Oxford University Press. xii+238 Pages. £74.00. 훌레구 울루스, 속칭 일칸국에 대해 많은 글을 읽지 않아 몰랐었는데, 아주 최근까지 훌레구 울루스의 역사를 통사적으로 정리한 연구서가 영어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조지 레인(George E. Lane)의 Early Mongol Rule in Thirteenth-Century Iran: A Persian Renaissance (Routledge, 2003)도 나왔고 해서 이쪽 분야의 연구가 꽤 충실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던.. 2020. 11. 5. 가브리엘레 파시니, 라벤나 그리고 동로마 ‘모데나의 괴인’이라 불릴 정도로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가브리엘레 파시니(Gabriele Pasini). 2020-21 FW 시즌에는 라벤나와 그곳의 모자이크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서 옷에 녹여냈다고 한다. 직접 사서 입어보지는 못 하겠지만, 유스티니아누스나 테오도라의 얼굴을 전혀 기대하지 않는 곳에서 본게 신기하고 반가워서 스크랩해놓는다. Gabriele Pasini Autumn Winter 2020-21 Men’s Collection Ravenna and its mosaics are the inspiration and the starting point for the Fall-Winter 2020-2021 collection by Gabriele Pasini. A UNESCO World Heri.. 2020. 10. 29. 이전 1 2 3 4 5 6 7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