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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1차 세계대전』 A.J.P. 테일러 (2020).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1차 세계대전: 유럽의 종말과 새로운 세계의 탄생』. 유영수 옮김. 페이퍼로드. 400면. 25,000원. Taylor, Alan John Percivale (2009). The First World War: an Illustrated History. Penguin Books.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정확히는 현대사에 큰 관심이 없다. 내게 현대사는 전근대 역사에 비해 재미는 없는 반면, 너무 가까워서 심적으로는 불편한, 그런 영역이다. 일상생활에서 편식이 심한 편인데, 문득 생각해보니 공부나 독서에서도 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 그런 성향을 조금이라도 극복해보려 노력중이다. 편식은 해로운 것이라는.. 2020. 10. 12.
김인희 편, 『움직이는 국가, 거란』 김인희 편 (2020). 『움직이는 국가, 거란: 거란의 통치전략 연구』. 동북아역사재단. 311쪽. 17,000원. 중앙유라시아사에서 어떤 분야에 대한 학계의 중론이 알고 싶을때 자주 찾아보는 책이 있다. 윤영인 외, 『10~18세기 북방 민족과 정복왕조 연구』(동북아역사재단, 2009)와 윤영인 외, 『외국 학계의 정복왕조 연구 시각과 최근 동향』(동북아역사재단, 2010)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이 두 책을 통해 중앙유라시아사 공부에 있어 시각이 크게 확장되었지만, 전문 학자들에게는 단순한 연구동향과 연구사 정리에 머물렀던 점이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오늘 소개할 책은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선보인 앞의 두 책에 대한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책머리에”의 표현을 빌자면,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적 .. 2020. 10. 8.
크킹 3 / 867년 / 보르지긴 가문 / 치트 엔진 크루세이더 킹즈 3가 나왔다. 오랫동안 쌓인 DLC가 없기에 크루세이더 킹즈 2만큼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는 크루세이더 킹즈 2보다 잘 나왔다는 생각이다. 중앙아시아 방면의 경우는, 기록이 원체 부족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상상에 의존한 바가 크긴 하지만, 그래도 크킹2보다는 고증면에서 낫다. 이것 저것 이야기하자면 할게 많지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몽골 고원에 위치한 보르지긴 가문의 존재였다. 크킹2에서는 말대장이 나온 뒤에도 1200년대 이전 시나리오에서는 보르지긴 가문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크킹3에서는 867년 시나리오와 1066년 시나리오, 양쪽 모두에서 보르지긴 가문이 등장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867년 시나리오에서 보르지긴 가문의 가주 .. 2020. 10. 4.
데이비드 모건, Medieval Persia 1040-1797, 2nd ed. Morgan, David O. 2016. Medieval Persia 1040-1797, 2nd ed. Routledge. xviii+198 pages. GBP £35.99. 한국에는 『몽골족의 역사』(권용철 옮김, 모노그래프, 2012)로 소개된 학자, 데이비드 모건(David O. Morgan) 교수의 저작이다. Medieval Persia 1040-1797은 『몽골족의 역사』와 함께 모건 교수의 대표적인 저작으로 꼽힌다. 두 권 모두 획기적인 연구서가 아니라 당시까지 학계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반영한 개설서인데, 모건 교수의 다른 에세이들과 함께 고려할때, 이런쪽 능력이 특출났던 학자인 것 같다. 그리고 모건 교수는 2019년 10월 23일 타계했다고 하는데, 아마 이 책이 마지막 작업이었던 것 같.. 2020. 9. 20.
야즈디 『승전기』 터키어 번역본 소개 Şerefüddin Ali Yezdi, Emîr Timur: Zafernâme, Ahsen Batur 옮김 (İstanbul: Selenge Yayınları, 2013), 544쪽. 터키에 출간된 티무르조 관련 사서들 앞서 터키에 출간된 티무르조 관련 사료들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 몇가지는 나중에 직접 구해서 좀 더 자세히 다루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전 친구 집에 갔더니 샤미 『승전기』와 야즈디 『승전기』가 있길래 빌려왔다. 아무래도 한국에는 야즈디 『승전기』가 이미 소개된 바 있기에, 이쪽을 먼저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일전에 소개하였듯, 샤라푸딘 야즈디의 『승전기』는 니자무딘 샤미의 『승전기』를 토대로 한 사서이다. 야즈디의 저술이 가지는 특징이라면 테뮈르를 홀로 선 군주로 묘사했다.. 2020. 9. 19.
로건, 『아랍: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 Eugene Rogan, The Arabs: A History, 3rd ed. (Basic Books, 2011), 576 pages. 유진 로건 지음, 이은정(李銀貞) 옮김, 『아랍: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 (까치, 2016), 783쪽, 30,000원. 제목 그대로 아랍 근대사를 다룬 개설서이다. 오스만 제국의 아랍 정복부터 2011년 아랍 혁명까지 아랍인과 아랍 지역의 역사를 이야기체로 서술했다. 출판사 홍보문구따나, 복잡하면서도 모순적인 중동 지역의 역사를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시오노 나나미나 존 줄리어스 노리치와는 달리 중동 역사 전공자이자 현역 연구자가 적었기 때문에 국제 학계의 최근 연구성과를 적극 반영하고 있는 점도 추천할만 하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2020. 9. 10.
『1071년 말라즈기르트』 10월 29일 개봉 예정 만지케르트 전투를 다룬 터키 영화 『1071년 말라즈기르트: 비잔틴 제국의 혼란』(Malazgirt: Bizans'ın Kıyameti)이 2020년 10월 29일 개봉 예정이라 합니다. CJ CGV가 인수한 터키 최대 영화 사업사 CGV MARS가 배급한다는 점이 재미있네요. 예고편만 본 바로는 역사적 정합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할 수 없어보입니다. 대충 신의 뜻에 따라 만지케르트 전투에서 튀르크인이 승리를 거두고 소아시아에 새로운 튀르크의 땅을 만들겠다는 내용 전개가 아닐까 싶네요. 자막의 품질은 조금 아쉽습니다. 예를 들어 예고편은 주인공 알프 아르슬란의 “Atam Tuğrul bey'nin arzusunu yerine getirmek isterim”란 대사와 함께 시작됩니다. 이를 직역하면 “나.. 2020. 8. 26.
터키에 출간된 티무르조 관련 사서들 들어가며 테뮈르와 테뮈르조 관련 연구는 터키에서도 상당히 활발한 편이다. 아타튀르크부터가 역사 연구 기관들에 테뮈르에 관심 많다고 수 차례 어필했을 정도다. 대중적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테뮈르 연구의 정점으로 꼽히는 만츠(B. F. Manz) 교수의 The Rise and Rule of Tamerlane만 해도 연구서 임에도 불구하고 몇십쇄가 판매되었을 정도이다. 역사 연구는 어떨까? 1차 사료의 번역 내역을 한번 알아보면 연구가 어느 정도 활발한지 가늠해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하여, 터키에 소개된 테뮈르조 사료 번역 현황을 한번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2019년 퀴브라 튀트메즈(Kübra Tütmez)가 발표한 “Timurlu Devleti Tarihine Dair Tür.. 2020. 8. 15.
야즈디 『승전기』와 신장 역사 연구 야즈디, 『승전기』 한국어판 곧 발매? 이주연, “티무르朝 史書, 야즈디 撰 『勝戰記』(Ẓafar-nāma)의 譯註,” 서울대학교 박사논문 (2020). SNU Open Repository and Archive: 티무르朝 史書, 야즈디 撰 『勝戰記』(Ẓafar-nāma)의 譯註.. hanuur.tistory.com 14세기 ~ 17세기 신장지역 토착사료 14세기 후반 차가다이한국汗國의 분열에서부터 청淸에 의한 정복에 이르기까지 4세기간에 걸친 시기에 관해 사료의 부족은 가장 두드러진다. 서방측 기록은 부재하고 중국사료도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여 약간의 무슬림사료만이 정치사의 재구성에 가는 빛을 던져주고 있은 뿐, 계급관계·토지소유관계 등에 관한 심층적인 이해는 매우 힘든 형편이다. 얼마되지 않는 토착사료 .. 2020.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