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벌 스피어 (1993). 《인도 근대사: 16세기 ~ 20세기》. 이옥순 옮김. 신구문화사. 306쪽.
Spear, Thomas George Percival (1961). India: A Modern History.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213 Pages.
역사 연구가 발전함에 따라 큰 줄기에 따라 시대순으로 서술하는, 연대기식의 책을 적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 전문학자가 서술한 연대기식 책을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학자들은 점점 더 주제별로 장을 나누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해할 수 있지만 아쉽다. 어떤 국가든, 지역이든, 주제든, 처음 시작할때 믿을 만한 연대기식 책이 있다면 수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료를 찾기 힘든 분야일수록 더 그렇다. 아마 르네 그루쎄의 《유라시아 유목제국사》 같은 책이 없었다면, 한국웹에서 중앙유라시아사 이해는 훨씬 떨어졌을 것이다.
퍼시벌 스피어의 책, 《인도 근대사: 16세기 ~ 20세기》의 책은 르네 그루쎄의 책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이 책은 무굴 제국의 성립부터 인도 공화국의 독립까지, 인도 아대륙의 역사를 연대기식으로 다루고 있다. 각 인물의 성격에도 꽤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어서 감정이입도 적당히 되는 편이다. 인도 식민지의 관료로도 종사했던 저자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식민지 당국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점도 눈에 띈다. 문장도 전반적으로는 짧고 명쾌한 편이지만, 중간중간 재기넘치는 표현이나 비유가 있어서 읽는 재미도 있다.
번역도 좋다. 직역이 많아서 자연스러움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의미를 이해하는데는 더 낫다 싶기도 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장점으로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바부르(Bābur)가 바베르(Baber)로 쓰인 것과 같이 과거에 서구 학계에서 선호되던 표기가 그대로 부분도 있고, 웰슬리를 웰리슬리로 표기한 것 같이 대중적이지 않은 표기도 몇몇 부분 있었던 점은 아쉽다. 하지만, 한국에 전혀 새로 소개되는 분야의 책을 번역하면서 스스로 개척해야만 했던 옮긴이의 고생을 감안하면, 큰 단점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 2012년 언젠가, 신고서점에서 중고책으로 구매. 2019년 7월 4일에 읽기 시작해 9일에 일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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