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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Dale, The Muslim Empires of the Ottomans, Safavids, and Mughals

by hanyl 2019. 5. 18.

Dale, Stephen F. (2009). The Muslim Empires of the Ottomans, Safavids, and Mughals. Cambridge University Press. 347 pages.

비교사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념화conceptualization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더글라스 스트라이샌드의 책, 《화약 시대 이슬람 세계의 제국들》은 마셜 호지슨의 ‘화약 제국’ 이론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었다. 반면 스티븐 데일의 The Muslim Empires of the Ottomans, Safavids, and Mughals은 호지슨의 이론에 반박과 함께 시작한다. 데일에 따르면, 화약은 오스만 제국에게 있어 중요한 무기였지만, 사파비 제국이나 무굴 제국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또한 화약이 제국의 구조에 미친 영향도 미미하였다. 제국의 지배 구조도 귀족 엘리트층이었지, ‘군사·재정military-fiscal 체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초기 근대 국가’라는 분류는, 공허하다.(6~7쪽)

따라서, 데일은 자신의 책이 “문화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상업적으로 연결된 제국적 정체를 기원부터 정치 구조, 경제, 문화 그리고 몰락까지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적었다.(7쪽) 따라서, 본문의 내용은 지배자와 귀족 엘리트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도시나 농촌의 가정들, 비무슬림 집단들, (왕실을 포함한) 여성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책은 서문과 결론을 제외하면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두개의 장은 연대기적 서술이다. 1장은 10세기부터 16세기까지 인도, 이란 그리고 소아시아의 상황에 대해 다루고, 2장은 책의 대상이 된 세 제국의 시작에 대해 다룬다. 3장, 4장, 5장은 각각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한 서술이다. 6장과 7장은 세 제국의 전성기에 대한 연대기적 서술과 해당 시기의 문화를 다루었다. 마지막 8장은 18세기와 19세기를 거치며 일어난 세 제국의 몰락과 그 유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결론의 내용은 각 제국의 유산이 지금의 세계에 어떻게 남아있는지에 대해 짧게 다루었다. 현 이란에서 시아파 울레마의 지배가 가장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인도에서는 악바르의 다원주의가 남아있고, 파키스탄의 경우에는 무굴 제국 시기 지배층이었던 무슬림의 기억이 식민지 시기에도 이어진 결과이다. 오스만 제국의 전통은 군사적 세속주의라 할 수 있는 케말주의를 통해 터키로 이어졌고, 이에 대한 반발로 바디 알자만 사이드 누르시Badīʿ al-Zamān Saʿīd Nursī(현대 터키어: 베디윗자만 사이드 누르시Bediüzzaman Said Nursî)와 그의 중산층 추종자들이 일어나 최근 20년 동안 선거를 석권하고 있다.

눈에 띄는 책의 특징은 세 가지 정도 꼽을 수 있다. 첫번째는, 스트라이샌드의 책과 달리 주제에 따라 장을 나눈 점이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이 덕분에 각 제국 사이의 비교가 좀 더 용이해졌다. 그 다음 특징은 당대 사료, 시 등을 적극적으로 인용한 점이다. 덕분에 읽는 즐거움은 있었으나, 영어권 화자가 아니라면 읽기가 그만큼 까다롭게 다가오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주로 다루는 시기적 범위는 16세기~17세기이지만, 그 이후에 대해서도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스트라이샌드의 책은 19세기 이후의 내용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몇가지 단점도 있었다. 우선 군사와 행정에 대한 서술이 없었다. 16, 17세기 오스만과 무굴 제국의 군주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원정에서 보낸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일아다. 또한 행정에 대한 서술이 전혀 없었기에, 농촌이나 유목 집단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궁정 구조나 귀족의 통제는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스트라이샌드와 마찬가지로, 사소한 오류들도 눈에 띄었다. Aq Qoyunlu를 Aq Quyunlu로(117쪽 각주 29) Kınakzade를 Kınalızade로(180쪽), Selim II를 Selim III로(281쪽) 적는 등의 오탈자가 눈에 띄었다. 또한 몇몇 서술에는 오류가 있었는데, 본문에는 카드자델리Kadızadeli 운동의 설교자 카드자데 메흐메드Kadizade Mehmet가 1661년 하기아 소피아(아야 소피아)에서 임명되었다고 적혀있으나, 카드자데 메흐메드는 1631년에 하기아 소피아의 설교자로 지명되었다. 책의 해당 부분에서 지칭한 카드자델리 운동의 설교자는 바니자데 메흐메드Vanizade Mehmet(또는 바니 메흐메드 에펜디Vani Mehmed Efendi)로 보이는데, 그는 1665년 예니 자미의 설교자로 지명되었다.(183쪽) 셰이흐 아흐마드 시르힌디Sheikh Ahmad Sirhindi가 낙쉬반디 수피 교단을 세운 것도 16세기 초가 아닌 17세기 초이다.(258쪽) 이집트의 지배자 메흐메드 알리는 알바니아 출신이 아니라 튀르크에 동화된 아르메니아인이었다.(281쪽) 마지막으로, 사이드 누르시는 《빛의 책Risale-i Nur》을 저술했지, 조직을 만들지 않았다.(292쪽)

그러나, 그럼에도 이 책은 유용하다. 스트라이샌드의 책과 같은 시기 같은 주제로 서술된 비교사 책이나, 서술방식부터 많은 부분이 차이를 보인다. 초기 근대 이슬람 세계의 제국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두 책을 서로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2016년 4월 14일 구매. 2018년 12월 28일 독서 시작, 5월 18일 일독 완료

Streusand, Islamic Gunpowder Empires

초기 근대 제국으로서의 오스만 국가 Ⅰ 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