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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커닝엄, 《비잔틴 제국의 신앙》

by hanyl 2020. 5. 31.

메리 커닝엄 (2006). 《비잔틴 제국의 신앙: 콘스탄티노플에서 꽃피운 그리스도교》. 이종인 옮김. 예경. 199쪽.
Cunningham, Mary B. (2002). Faith in the Byzantine World. Lion Publishung. 192 Pages.

A6 크기에 200쪽이 채 안되는 분량이지만 다루고 있는 정보의 양이 적지는 않다. 글자 크기가 작은데, 아마 일반 도서 수준으로 키웠다면 분량이 좀 더 많이 나왔을 것이다. 구성면에서도 탄탄하다. 처음 두장에서 비잔틴 정교회를 중심으로 비잔틴 제국사를 개괄적으로 다룬 뒤, 교회와 국가의 관계부터 봉사, 수도원, 성지와 성인, 전례, 교리와 공의회, 세계관, 예술, 유산에 대한 서술이 이어진다.

내가 아는 한, 서술도 꽤 훌륭해보인다. 신학에 밝지 않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최소한 성상파괴운동에 대한 서술은 최근의 개설서에서도 큰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다. 간략한 서술이지만 수준이 얉지도 않은 것이, 매 꼭지마다 사료부터 주요 연구까지 다양한 자료를 ‘직접’ 인용하고 있다. 참고문헌, 색인, 도판 출처까지 다 갖춘건 당연하다.

번역도 훌륭했다. 비잔틴 정교회면 상당히 낯선 세계의 낯선 신앙일텐데 크게 어색한 표현 없이 무난하게 읽은 것 같다. 다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일러두기를 통한 외래어 표기 원칙의 제시가 없었던 점이나 ecumenical을 일반적인 용례(‘세계’)가 아니라 ‘일반’으로 번역하는 등 의아한 용어 선택이 있었다. 물론 옮긴이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수 있지만 관련된 설명은 찾지 못했다. 메흐메드를 메메드로, 무함마드를 마호메트로 표기하는 등 너무 옛스러운 표기도 아쉬웠다.

예경 출판사의 ‘즐거운 지식여행’ 시리즈는 처음 읽었는데, 내공이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잔틴 제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잔틴 사람들의 의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 신앙에 대해서도 읽어본다면 좋을 것 같다. 2006년에 초판 발간되었는데, 2020년에 구매했을때도 초판이란게 의아할만큼 괜찮은 책이다.

프랭코판, 《동방의 부름》

헤린, 《비잔티움》

트레드골드, 《비잔틴 제국의 역사》

* 2020년 4월 3일 구매. 6일부터 9일까지 일독. 14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