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31 샤흐 세밴, 왕을 사랑하는 이들 보통 샤흐세반[Shahsevan; 아제리어: 샤흐세밴(Şahsevən), 터키어: 샤흐세벤(Şahseven)]이라 불리는 샤흐 세밴(shāhï sēvän)은 아제르바이잔 동부의 무간과 아르다빌, 그리고 이란 서북면의 잔잔과 카즈빈 사이 카라칸과 캄사에서 유목하는 부족집단을 가리키는 통칭이다. 이들은 16세기와 18세기를 거치며 차츰 유목부족 연맹체를 이루었다. 20세기 말 샤흐 세밴인들은 5,000에서 6,000가구, 즉 40,000명 정도가 남았고, 대부분 유목 또는 반유목적 삶의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샤흐 세밴 엘(el: 부족 연맹체)은 느슨하게 조직된 40개 타이파(ṭāʾifa 또는 ṭāyfā: 집단)로 이루어졌고, 각 타이파는 50개에서 수백개의 가구를 포함했다. 문화나 정체성의 측면에서는 오구.. 2019. 10. 13. 몽골 제국과 루시 그리고 러시아의 탄생 200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고고학 대회가 열렸다. 주제는 몽골 제국의 루시 침공에 대한 것이었다. 러시아 학계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야 꽤 놀랄 일이겠지만, 이들은 몽골의 러시아 침공과 그 지배를 ‘암흑기’로 정의하는데 문제를 제기했다. 고고학 발굴 결과는 문헌 사료의 과장된 파괴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Waugh, 2017: 17) 문명파괴자 몽골? 러시아 고고학 학계에서 몽골 침공의 참상을 사료 상의 과장과 달리 받아들인 것은 그 역사가 오래된 것이다. 그 시작은 1940년대 몽가이트(A. L. Mongait)가 이끄는 소비에트 고고학 연구팀이 진행한 구[舊]랴잔 시[市] 발굴 조사였다 (이하 랴잔으로만 표기). 랴잔은 루시 문화권과 초원 사이를 잇는 교역로에서 가장 중요한 거점 가운데 하나였.. 2019. 10. 1. 샤흐 세밴 보통 샤흐세반[Shahsevan; 아제리어: 샤흐세밴(Şahsevən), 터키어: 샤흐세벤(Şahseven)]이라 불리는 샤흐 세밴(shāhï sēvän)은 아제르바이잔 동부의 무간과 아르다빌, 그리고 이란 서북면의 잔잔과 카즈빈 사이 카라칸과 캄사에서 유목하는 부족집단을 가리키는 통칭이다. 이들은 16세기와 18세기를 거치며 차츰 유목부족 연맹체를 이루었다. 20세기 말 샤흐 세밴인들은 5,000에서 6,000가구, 즉 40,000명 정도가 남았고, 대부분 유목 또는 반유목적 삶의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샤흐 세밴 엘(el: 부족 연맹체)은 느슨하게 조직된 40개 타이파(ṭāyfā: 부족)로 이루어졌고, 각 타이파는 50개에서 수백개의 가구를 포함했다. 문화나 정체성의 측면에서는 오구즈계에 속하지만, .. 2019. 9. 5. 《그리스 보물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9년 8월 30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그리스 보물전》에 다녀왔다. 유럽 여행 당시 제일 많이 본 유물 가운데 하나가 그리스·로마 시대의 것들이었다. 나름대로는 추억을 되새기며 갔다. 실제로 본 전시는, 좋은 의미에서 그런 기대를 깨뜨렸다. ‘고대 그리스’하면 의례히 생각하는 고전기나 헬레니즘 시대의 유물들은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그 이전, 상고 시대의 유물들이었다. 외국으로 유출된 유물이 아니라, 그리스 전역 총 24개 박물관 소장품에서 엄선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단점은 유물들과 너무 먼 심리적인 거리였다. 전시를 보다보면 《걸어서 세계 속으로》 그리스편에서 이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 영상에 보이는 실제 그리스 박물관에서는 유물.. 2019. 8. 30. 이주엽, Qazaqlïq, or Ambitious Brigandage, and the Formation of the Qazaqs Lee, Joo-Yup (2015). Qazaqlïq, or Ambitious Brigandage, and the Formation of the Qazaqs: State and Identity in Post-Mongol Central Eurasia. Koninklijke Brill. xiv+238 pp. “이 책은 카자흐 정체성의 출현을 중앙 유라시아의 문화, 정치적 맥락 속에서 총체적으로 다룬 최초의 연구서이다. 책은 민족 정체성의 형성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도 초기의 카자흐인들이 타집단과 다름을 느꼈던 요소를 보여준다. 저자는 중앙유라시아적 관행(Qazaqlïq)에 집중하여 코사크 헤트만국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더 넓은 중앙 유라시아 세계 안에 자리잡게 했다. 이주엽의 책은 방대한 지리적 배경, 수많.. 2019. 8. 25. 오스만, 그는 어디에서 왔나 오스만 제국사의 대가 가운데 한 사람인 콜린 임버는 한 논문에서 이렇게 적었다. “오스만 가문의 근원에 대한 그 어떤 이론도,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오스만 가지에 대한 전통적인 이야기(tale) 대부분은 창작일 것이다. 현대 역사학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초창기 오스만사가 블랙홀임을 인정하는 것 뿐이다. 이 구멍을 막기 위한 모든 시도는 단지 우화를 하나 더 만드는 일일 뿐이다.”(Imber, 1993: 75) 오스만 가문의 시조로 알려진 오스만 1세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가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조차 모른다. ‘그’의 시대에 존재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유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발행인 오스만 이븐 에르토그룰’(ʿOthmān b. Erto.. 2019. 8. 16. 휴스, 《표트르 대제》 린지 휴스 (2017). 《표트르 대제: 그의 삶, 시대, 유산》. 김혜란 옮김. 모노그래프. 652쪽. Hughes, Lindsey (2004). Peter the Great: A Biography. Yale University Press. xix+285 pages. 로마노프조 러시아의 황제로 러시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을 듣는 표트르 대제에 대한 평전. 저자는 표트르가 공적으로 쌓은 업적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도 관심을 가졌다. 기이한 성격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명나라 정덕제처럼 롤플레잉을 한것은 몰랐었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꼼꼼함이다. 저자 린지 휴스는 표트르와 관련된 일화나 야사를 언급할때도 근거나 정황상의 신빙성에 대해 명확히 제시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 궁정에서 작.. 2019. 8. 13. 리처드 폰 글란, 《케임브리지 중국경제사》 리처드 폰 글란 (2019). 《케임브리지 중국경제사》. 소와당. von Glahn, Richard (2016). The Economic History of China: From Antiquity to the Nineteenth Century. Cambridge University Press. 한국 웹상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비난받는 대상은 캘리포니아 학파와 일본 역사학계가 있다. 캘리포니아 학파의 의의는 서양 우월주의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 그들이 남기고 있는 족적은 “자료에 대한 정밀하고 꼼꼼한 천착,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경제 제도와 실물 경제에 대한 탄탄한 비교 연구”이다(본문 31쪽). 한국 웹상에서 캘리포니아 학파가 실제 이상으로 비난받는 이유는 피상적으로 캘리포니아 학파를 이.. 2019. 8. 12. 티모시 브룩,《하버드 중국사 원·명》 티모시 브룩 (2014). 《하버드 중국사 원·명: 곤경에 빠진 제국》. 조영현 옮김. 너머북스. 568쪽. Brook, Timothy (2010). The Troubled Empire: China in the Yuan and Ming Dynasties (History of Imperial China 5). Harvard University Press. 329 pages. 2016년 초에 《하버드 중국사 청: 중국 최후의 제국》을 읽었다. 이때 적은 “초기 근대 제국으로서의 오스만 국가”는 내 나름대로 정리한 《하버드 중국사 청》의 독후감인 셈이다. 사실 당시에 내가 관심을 가지던 부분은 ‘몽골 후계 제국’으로써의 ‘유라시아 육상제국들’이었는데, 《하버드 중국사 청》을 읽은 덕분에 글의 흐름이 좀 많이 .. 2019. 8. 9.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5 다음